최종기한 - 시간의 탈집중화 배우는즐거움

웹은 일이 당장 처리되도록 하려는 자발적인 열의로 작동하는 하이퍼링크된 그룹들을 형성함으로써, 시간을 탈집중화시킨다.

최종기한

그러나 만약 시간이 탈집중화되면 최종기한은 어떻게 될 것인가?

자랑할 일은 아니지만 내가 겪은 한 예를 들어보자. 나는 비교적 작은 소프트웨어 회사에서 일을 했는데, 기쁘게도 매출이 3백만 달러에서 4천만 달러로 증가하면서 성장에 따라 자연히 발생하는 문제들을 겪고 있었다. 나는 3명으로 구성된 경영팀의 팀원이었는데 우리는 회사를 급속히 성장시킬 모험을 하기로 합의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전략 수립이었고 실행은 나의 강점이 아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마케팅 프로그램이 절대적으로 필요했기 때문에 내가 마케팅 담당 부사장을 맡기로 했다. 몇 달 후에 우리는 회사의 성장을 관리하기 위해서 최고관리자(COO)를 고용했다. 일부러 회사 안에서 반문화적인 존재가 될 사람을 택했다. 즉 완고하고 극단적인 현실주의자로 철저하게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었다.

그는 출근을 시작한 지 두 주 후에 사무실로 나를 불러들여 마케팅 자료가 언제 완성되는지 물었다. 나는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이를 완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유능한 전문가들의 팀을 가지고 있으며, 그 자료는 최대한으로 빨리 준비될 것이라고만 대답했다.

그는 경악하며 나를 보았다. 도저히 내 말을 용납할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이제 나도 그가 각 행사의 시점에 대한 것을 어느 정도 알아야 했을 것이라는 점은 인정한다. 예를 들어, 다가오는 판매회의 때문에 언제 자료가 준비될지 알아야 했을지 모른다. 그리고 그런 경우에 나는 그에게 언제쯤 준비될 것인지 내가 생각하는 바를 알려주었을 것이다. 만일 그가 시간단축을 요구했다면, 나는 자료의 질을 보장할 수 없다고 경고했을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게 촉박하게 다가오는 행사는 없었다. 그는 사람들에게 최종기한을 주는 방법으로 관리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사람들을 사람으로 대하는 방식으로 관리했다.

오늘날까지 그는 나를 비현실적이고, 마음 약하고, 감상적이고, 아마도 동성애자에 가까운 사람쯤으로 볼지 모른다. 반면 나는 그를 비현실적이고, 통제적이고, 권력을 즐기고, 두려움에 질린 어린 소년쯤으로 본다(그러나 이 모든 것을 떠나서, 사실 우리는 서로를 싫어한다).

우리 둘 중 한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더 현실적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만약 최종기한에 따르지 않는 것이 비현실적이라면, 당신이 특정한 시점을 기한으로 정한다고 해서 일을 열심히 하는 열성있는 사람들이 그 시점까지 일을 완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비현실적이다.

물론 두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 일할 여지는 있다. (이런, 진짜 나는 감상적인 사람인가?) 그러나 최종기한에 맞춰 사는 사람들은 항상 자신의 관점을 강요하므로, 한번만이라도 최종기한을 정하는 것이 관리에 있어 유용한 방식이며 최종기한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란 어리석은 자들이라고 가정하지 말아보자.

대신에 최종기한이란 직원들이 모두 게으름뱅이라고 생각하는 관리자들이 사용하는 무기인 경우가 많다는 점을 상기하자. 실제로 하이퍼링크된 팀은 연결의 법칙에 의해 지배되는데, 이들은 제품을 내놓거나 고객을 도우려는 진실한 욕구에 의해 동기부여를 받는다. 이들은 자신들의 고객과 동료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최대한 열심히 일할 것이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언제 일이 끝날 수 있을지를 누구보다 가장 잘 알고 있다. 이들을 관리하려면 그냥 물어보기만 하면 된다.

- 데이비드 와인버거,「하이퍼링크된 조직」,『웹강령95』pp. 206-209

어쩌면 나도 매우 감상적이며 동성애자에 가까운 사람처럼 보일지도 모르겠군. ( ..)a

물론 이 주장에 반론을 제기할 사람들이 많겠지만, 나는 조직을 보다 인간적으로 그리고 인간의 심리를 보다 본질적으로 바라보는 이러한 관점에 한표를 주고 싶다.

덧글

  • 윌리 2004/04/03 23:06 #

    동의합니다.
  • erehwon 2004/04/04 00:04 #

    예. 정말 세상엔 배울게 너무 많아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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